이 책은 종교적인 색채가 짙습니다. (저는 무교)
하지만 이야기의 주된 내용은 아니니 벽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주된 내용은 오로지 제롬과 알리사의 관계와 그 둘이 소통하는 과정입니다.
다만 소설 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강박적인 신념과 신앙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충분히 쉬운길로 갈 수 있는 일들을
굳이 먼 길로 꼬불꼬불 돌아서 가는 등의 행위로 보는사람을 답답하게 만듭니다.
심지어 결국은 제가 원하지 않는 뻔하디 뻔한 결말로 내달리는, 읽는 저를 아주 괴롭게 하면서도
어쩐지 계속 읽게 만드는 신비스러운 로맨스 소설이었습니다. ㅋ. ㅋ
주인공은 제롬과 알리사 커플입니다.
제롬은 사촌누나인 알리사를 사랑하고 알리사는 사촌동생인 제롬을 사랑합니다. (시대상 문제는 없는 듯)
주변 친척들이나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둘(제롬과 알리사)의 결혼은 이미 정해져있는 것과 다름없는 그야말로 공공연한 커플입니다.
주인공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외부 요소는 일절 없습니다. 다른 조연들이 이들의 사랑에 이런저런 첨언을 해도 우리의 제롬과 알리사에겐 1도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타인의 영향이라... 굳이 끄집어내자면 그나마 알리사 여동생인 쥘리에트가 제롬을 그저 속으로 좋아했고 이 사실을 언니인 알리사가 알아차려버렸다는 그냥 그 정도)
소설속은 그야말로 제롬과 알리사의 세계입니다.
하지만 단 둘 서로간의 어떠한 심리적 갈등으로인해 사랑은 비극으로 끝이납니다.
그들의 사랑은 지옥같은 종교적 윤리, 도덕, 강박으로 얼룩져있었습니다.
알리사는 종교를 건전하게 섬긴것이 아니라 굳이 자기가 얽매였으며 그건 신앙도 뭣도 아니었습니다.
이것이 제롬과의 사랑에 큰 장애물이 됩니다.
막판엔 '이 여자 미친게 분명해'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영화같은 사랑을 해봤다 진짜 사랑이 뭔지 안다 하는 분들은 이 소설의 아련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정도 공감도 되고요.
「폭풍의 언덕」, 「천개의 찬란한 태양」. 제가 읽은 것 중에선 이 두개의 책 정도가 유사품으로 느껴집니다. (종교X)
위에 두 책을 재밌게 보셨다면 좁은 문도 잘 맞으실 것입니다.
좁은문 작가 앙드레지드는 실제로 사촌 누나와 결혼했습니다.
작가의 생애를 보니 위처럼 소설 내용은 자서전 적 성격이 강합니다.
청교도 신앙을 가진 어머니 밑에서 엄격히 종교적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고 합니다.
소설에서 주인공들은 종교를 신성히 여기면서도 직접적으로 표현은 않지만 어느정도 압박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작가의 전반적인 생이 그렇지 않았나 짐작됩니다.
이것을 힐난하거나 탓하진 않지만 100% 긍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습니다.
일부러 자기 삶을 환희와 행복에서 떼어내려는 듯 한, 난 너들과 달라! 식의 삶의 방식이 과연 순결하고 결백하고 아름답고 옳은 것인지는 많은 생각이 필요한 문제 같습니다.
비극적 사랑이야기 소설의 제목으로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좁은문이라는 이 제목.
알리사가 택한 사랑의 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지금 예스24 사이트에서 990원에 E-book 으로 구매해 볼 수 있으니 시간이 되신다면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내용이 꽤 매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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